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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인상보다 무서운 건 ‘현금만 통하는 청약시장’이다 본문
정부가 내년부터 시행할 보유세 최대 40% 인상안은 조세 형평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현실의 결과는 역설적이다.
실수요자는 세금 부담에 짓눌리고, 자산가들은 되레 기회를 얻고 있다.
이른바 ‘조세 정의’가 부의 집중으로 귀결되는 현상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의 실패이자 정치의 책임이다.
보유세 인상은 본래 자산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실제 시장은 달랐다. 강남과 용산, 성동 등 한강벨트 지역의 매수세는 오히려 늘었고, 자금력이 있는 현금 부자들은 매물을 매집하며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
반면 중산층 실수요자는 세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매물을 내놓거나 전세 오피스텔로 밀려났다.
결국 세금은 중산층이 내고, 이익은 부자가 챙기는 역진적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청약시장 역시 ‘로또 청약’이라는 이름 아래 불평등을 재생산하고 있다.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구조 속에서, 현금 증여를 받은 자녀나 손주가 청약에 참여하는 부유층이 늘고 있다.
정부가 강조한 “무주택자 우선”의 원칙은 이미 무너졌고, 청약은 자산가 가문의 세습 통로로 변질됐다.
이제 청약은 서민의 희망이 아니라, 부자들의 ‘현금 게임’이 되고 말았다.
문제의 핵심은 정책 방향이 경제 논리가 아니라 정치 논리에 좌우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유세 인상은 선거를 앞둔 정치적 압박 속에서 ‘부동산 투기 근절’이라는 구호로 포장됐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정책의 명분만 남고, 실질적 효과는 고자산층 중심으로 흘러갔다.
정책 결정자들이 단기적 여론과 표 계산에 휘둘리는 사이, 무주택 서민들은 주거 사다리에서 밀려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의 본질은 세금 인상이 아니다. 국민의 삶터를 안정시키는 일이다.
지금처럼 세제·대출·청약이 모두 자산가에게 유리하게 설계된다면 조세 정의는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제라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보유세 인상’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세금이 누구를 위해, 어떤 사회를 위해 쓰이는가 하는 문제다.
실수요자가 시장의 중심이 되는 구조 없이는 부동산 공화국의 굴레는 계속될 것이다.
결국 세율보다 무서운 것은 ‘기회의 불평등’이다.
지금의 시장은 세금이 아니라 현금력이 법이 되는 사회로 가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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