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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트리커 2025 본 소감 본문

처음엔 기대했다.
총기 합법화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사회에 택배로 총이 들어온다는 설정.
이 얼마나 기이하고 섬뜩하며 동시에 한국 사회의 틈을 찌르는 질문인가.
공권력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을까?
시민의 자기방어는 정당한가?
드라마는 분명 이런 사회적 딜레마를 품고 시작했다.
하지만 몇 화가 지나고 나니, 이 모든 문제의식은 어딘가로 사라져 버린 듯했다.
총기 문제는 사회 비판이 아닌 복수극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었다.
드라마에는 참 많은 이야기가 있다.
복수, 가족, 트라우마, 언론 조작, 정경유착.
하나만으로도 묵직한 주제들이지만, 이게 한데 얽히면서도 어긋난다.
각 인물의 사연은 흥미롭지만, 이 서사들이 모여 하나의 중심축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문백’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사회와 개인이 충돌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던 걸까?
하지만 이도와 문백의 대립은 오히려 사회적 긴장감보다는 인위적인 서스펜스에 머물고 만다.
결국 드라마는 방화라는 강렬한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분명 긴장감은 있다. 불꽃은 강렬하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무엇을 비판하려 했는지, 아무런 해답도 남기지 않는다.
정의는 있었는가? 아니면 분노만이 전부였을까?
문백은 자신을 정의의 대리인처럼 여긴다.
총을 들고 폭력을 행사하면서 동시에 타인을 시험하고 조종한다.
이런 캐릭터 설정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폭력을 비판하기 위해 폭력을 쓰는” 이 구조,
너무나도 위험하고 역설적인 서사 구조는 충분히 설득되지 않는다.
그 전개는 산만하고, 설명은 부족하다.
미드샷, 클로즈업, 불협화음으로 조성된 화면 연출은 인상 깊다.
시청자의 감정을 조이고 긴장감을 조성하는 솜씨는 훌륭하다.
하지만 이 연출은 결국 이야기의 본질을 돕지 못한다.
심리적 불편함만을 남길 뿐, 그 뒤에 담긴 철학적 고민은 비어 있다.
초기에는 사회 제도와 공권력, 개인의 윤리 사이에서 묵직한 질문을 던졌던 드라마.
하지만 끝내 그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
총은 다시 한번 액션의 도구로 전락했고, 윤리는 방화 속으로 사라졌다.
볼거리는 많았지만,
남는 건 많지 않았던 드라마였다.
그리고 문백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서 묻고 있다.
“정의란 정말 총으로 구현될 수 있을까?”
총으로 말한 정의, 그러나 질문은 사라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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